"대체 어디 살라는거야?" 이제 '아파트' 이어 '오피스텔'도 올라... 전망 보니

"대체 어디 살라는거야?" 이제 '아파트' 이어 '오피스텔'도 올라... 전망 보니

2025-11-25     정민정 기자
사진=나남뉴스 

서울 주거 시장이 아파트 가격 급등세에 다시 불이 붙자, 그동안 비교적 조용하던 오피스텔 가격까지 들썩이며 시장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실거주 의무가 겹겹이 적용되면서 아파트 진입이 어려워진 수요가 오피스텔로 몰리고 있는 데다 공급량까지 줄어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의 11월 평균 매매가격이 3억598만 원을 기록하며, 2022년 가을에 찍었던 이전 최고점을 넘어섰다. 작년 한동안 2억 원대까지 내려앉았던 시세가 1년 만에 다시 고점을 회복한 셈이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지수도 125.0으로 올라서며 시장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 상승세는 주거용 대형 오피스텔이 이끌고 있다. 전용 면적 기준으로 넉넉한 평형대의 매매가격은 13억 원대를 돌파해 2022년 집값 상승기 때보다 높게 형성됐다.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고가 단지에서는 신고가 갱신이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타워팰리스 3차의 전용 187㎡는 이달 초 54억50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 대비 12억 원 이상 뛰었고, 양천구 목동 일대 현대하이페리온 137㎡도 4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동반 상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파트 거래는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 삼중고에 묶여 있지만, 오피스텔은 LTV 70%까지 대출 가능, 실거주 의무 없음, 갭투자 가능 등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틀 안에 있다.

자연스레 서울 아파트 진입이 막힌 실수요자와 임대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의 관심이 동시에 쏠린 셈이다. 여기에 공급 부족이 겹친 것도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 2020년 12만 가구가 넘던 전국 오피스텔 인허가 물량은 올해 4만8000여 가구로 크게 줄었다.

서울 역시 신규 입주가 제한적이어서 수요 대비 공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임대 수익률도 오랜만에 반등한 모습이다. 11월 서울 오피스텔 임대 수익률은 4.82%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월세 시장 경직과 직주근접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투자자 기대치가 높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오피스텔 가격, 장기간 자리잡긴 어려워...

사진=픽사베이(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다만 서울 중심의 이러한 열기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업무 밀집 지역이나 1~2인 가구가 많은 생활권에서는 여전히 탄탄한 수요가 존재하지만,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으로 수요 확대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또한 아파트 대체재로 오피스텔이 장기간 자리 잡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 만큼, 현재의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시장 변수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은 거래량만 보면 작년 전체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며 "아파트 진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피스텔이 일시적인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아파트 시장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아파트·오피스텔을 가리지 않는 가격 상승에 서울 시민들은 “대체 어디 살라는 거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출 제한과 공급 부족, 투자 수요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주거 인플레이션’이 언제 막을 내릴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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