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레전드가 어쩌다" 천하장사 이봉걸, 수십억 사기→휠체어 충격 근황

한때 씨름판을 호령했던 '인간 기중기' 이봉걸이 척추 협착증으로 인해 전동 휠체어 근황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한 MBN '특종세상'에는 80년대 씨름 스타 이봉걸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5cm 거구로 천하장사 2번과 백두장사 4번 등의 우승 경력을 지닌 이봉걸은 왕년의 건장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 상태였다.
그는 "지팡이가 없으면 못 걷는다. 10m 넘게 걸으면 다리가 떨려서 주저앉게 된다"라며 심각한 건강 상태를 털어놨다.

식당 밖 의자에 앉아 사람을 구경하던 이봉걸은 이윽고 자신을 알아본 팬과 사진을 찍어주며 여전한 팬 서비스를 보였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제 예전 모습을 떠올리고 찾아오는데 내가 휠체어를 타고 지팡이를 짚고 있으니까 참 안타까워하더라. '어쩌다 이렇게 됐냐'라고 물으면 대답하기 곤란하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몸에 근육이 없어지니까 손과 다리가 떨리더라. 허리 통증이 있어서 매주 신경주사를 맞고 있다"라고 고백했다.
또한 척추 협착증으로 인해 여러 차례 허리 수술을 받아야만 했던 그는 "수술을 받고 나면 움직이지 못하는 시간이 있지 않나.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이 거의 다 사라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봉걸은 프로씨름단에 들어갈 때만 하더라도 당시 천하장사였던 황제 이만기를 꺾고 10대 천하장사에 등극해 큰 화제를 불러왔다. 그는 "당시 천하장사 상금이 1500만원이었다. 그땐 아파트 한 채가 2500만원이던 시절"이라며 상금으로 땅도 사고 집도 지었다고 회상했다.
기초연금+장애수당, 한 달에 38만원으로 살아

이후 씨름계를 은퇴한 이봉걸은 죽염 사업에 뛰어들어 큰돈도 벌었다. 하지만 곧 동업자의 배신으로 모든 것이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봉걸의 매제는 "형님이 이용당한 것만 4번"이라며 "강원도에 호텔 짓는다고 사기를 한 번 당했고, 경주에도 아파트, 펜션 공사로 사기를 당했다. 그러다 보니 차츰 몸이 나빠지더라"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봉걸의 여동생 역시 "지금 이런 모습 보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 사기 쳤던 사람한테 또 사기를 당하더라. 그래서 제가 '오빠, 이 사람은 아닌 것 같다'라고 했는데도 사기꾼 말을 믿고 또 당했다"라며 속상함에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의 눈물에 이봉걸은 "애들한테도 미안하다. 사기당하지 않았으면 애들도 힘들게 안 살았을 텐데"라며 "지금도 내가 누구한테 돈 달라는 소리는 안 한다. 기초연금 32만원과 장애 수당 6만원 합쳐서 한 달에 38만원으로 산다"라고 안타까운 근황을 털어놨다.
이어 "남들은 알차고 즐겁게 보내는 시간을 나는 허망하게 보낸 것 같다. 앞으로 얼마나 살지는 모르겠지만 허리나 쭉 펴고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소소한 바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