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포기하고 의사" 현직 교사들, 교권 추락에 다시 '수능' 열풍

사진=나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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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들이 최근 불거진 교권 추락 등의 문제로 학교를 떠나 의대로 진학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에서는 고등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한의대에 진학하고 싶다고 밝힌 30대 초반 선생님이 등장했다.

해당 영상에서 교사 A씨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 3수 끝에 서울대 사범대학에 진학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모든 과정을 거친 뒤 어렵게 정교사가 된 교사 A씨는 곧바로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서울에서 혼자 살기엔 교사 월급이 너무 팍팍하더라. 이대로 결혼하거나 집을 사는 건 꿈도 못 꿀 일이라는 좌절감이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직업에 대한 만족도도 이제 바닥으로 떨어졌다"라며 교권 추락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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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지난해 9월부터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광풍'에 올라타기로 결심했다며 본격적인 수능 공부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115만 명의 구독자뿐만 아니라, 교사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공유되는 등 24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었다.

지난해 교권 침해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최근 일부 교사들은 의과대학 진학에 관심을 가지는 추세다. 유튜브나 각종 SNS에서도 "고민 끝에 의대 진학 준비를 시작했다"라거나 합격 인증 사진을 게시하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입시 전문가들은 힘들게 일해도 제대로 된 보상이 없다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교사들 사이 전문직 선호 현상이 강해졌다고 전했다. 최근 5년간 임용 1년 이내의 교사들이 교직을 버리고 떠난 숫자는 무려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보다 진학하기 쉬운 '한의대'로 경쟁 몰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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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문정복 의원이 확보한 중도 퇴직 교원 현황 자료를 참고하면 2019년부터 2023년 8월까지 임용 1년 안에 퇴직한 교사는 330명에 달했다. 

의대 전문 입시 전문반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관계자는 "요즘엔 직장인을 비롯하여 교사들 문의도 종종 있다"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학교 등 직장을 겸업하는 성인들의 경우, 오후 5시부터 시작하는 야간반을 듣는다"라며 "수능을 본 상태로 반 등록을 문의하는 경우도 있고, 상위권 대학 졸업 증명서를 제출하는 사람도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의대보다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한의대를 목표로 하는 교사들이 많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내림세에 접어든 한의대 경쟁률이 직장을 병행하면서 공부하기에 적절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정용훈 의대 입시상담전문가는 "예전에 비해 한의대가 가기 쉬워졌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특히 공부하는 게 익숙한 교사들에게 진입장벽이 낮다고 여겨진다"라며 "의대나 수의대는 여전히 경쟁률이 높다. 그래서 다소 입학하기 수월한 한의대로 가서 전문적인 커리어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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