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어떻게든 스케줄 조절해주겠다" 이정은, 기생충 거절한 이유 고백

사진=나남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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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은이 스케줄상의 문제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에 합류하지 못할 뻔 했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지난 21일 정재형의 유튜브 채널 '요정재형'에는  '효리야 네 연기 선생님 오셨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영상에는 이정은이 게스트로 출연해 정재형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은은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에 대해 회상했다. 그는 "우리가 '옥자'로 만나기 전에 '마더'라는 작품에 오디션을 봐서 (캐스팅이) 됐다. 그 후 몇 년 뒤에 '(봉준호 감독이) 대본을 하나 보여줄 게 있다'더라. 비밀스럽게 만나 대본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무슨 돼지 역할이 있는데, 미국에도 간대. '로드무비인가' 싶었다. 그런데 돼지 역할을 해달라는 거다. '돼지요?'라고 반문했다. 돼지는 어떻게 연기하지 싶더라"고 털어놨다.

이에 정재형은 "그 섭외를 그렇게 은밀하게 할 일이냐"고 웃으며 말했고, 이정은은 "(봉준호 감독은) 뭔가 늘 특이한 영화를 만드시니까. '괴물' 같은 거 너무 좋지 않나. 오달수 선배님이 하는 걸 보여줬다. 괴물 역할을 녹음실에서 너무 열정적으로 하는 거다. 울면서 기둥을 붙잡고 하더라. 그래서 '이번에는 정은 씨 차례라고 해줄 수 있냐'고 해서 '못 할 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요정재형; 채널
사진=유튜브 '요정재형; 채널

그러면서 "봉 감독님이 그런 매력이 있다. 사람을 꼬드겨서 뭔갈 하게 한다. 이 사람과 하면 뭔가 재미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흥분된다. 열심히 혼자 뭘 준비했냐면 커다란 짐승들을 찾으러 다녔다. 동물원에도 가고, 하마 소리도 들었다. 돼지랑 친해지기 위해 유기농 농장까지 갔다. 돼지가 너무 귀엽더라"고 설명했다.

이정은은 "(봉준호 감독이) '돼지 소리를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돼지가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라'더라. 그래서 녹음실에서 돼지 목소리를 다 해봤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드라마 스케줄로 '기생충' 출연 못할 뻔

사진=유튜브 '요정재형; 채널
사진=유튜브 '요정재형; 채널

봉 감독과의 맺어졌던 인연은 영화 '기생충'으로까지 이어졌다. "같이 또 작업을 해보고 싶다더라. 그런데 감독님께 지금 와서 좀 미안한 게, 그때 드라마 '아는 와이프' 스케줄이 너무 바빴다. 지금 그랬으면 큰일날 뻔 했는데, '같이 못 할 것 같다, 다른 사람과 작업하셔도 될 것 같다'고 답했었다. 뭘 몰랐던 거다. 감독님이 '무슨 소리냐, 어떻게든 스케줄 맞춰줄테니 하자'고 하더라. 내가 너무 필요한가 보다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를 들은 정재형은 "이게 기질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가 어떤 작품을 대할 때 이런 기질들을 봉준호 감독도 알았던 것 같다. 남들은 '이게 뭐가 중요해?'라고 할 수 있는 배역도 이렇게 열심히 해주니 계속 같이 작업을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생충'이 잘 될지, 안 될지 봉 감독도 몰랐을 거다. 그들의 열정인거다. 열정에 동참할 사람이 필요했던 거다. 그걸 또 알아주고, 같이 해서 이렇게 잘 된 것 같다. 정말 대단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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