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업가 죽인 뒤 불태워...' 필리핀 악마경찰 재판결과 공개

한국인 사업가를 납치한 뒤 살해하고, 시신까지 화장시키는 등 필리핀 경찰의 엽기적인 범행이 6일(현지시간) 6년만에 무기징역(1심)을 선고받았다.  

경찰청 마약단속국(PNP AIDG) 소속의 경찰관이었던 산타 이사벨과 국가수사청(NBI) 정보원이던 제리 옴랑 등은 2016년, 한인 사업가 지익주씨(당시 53세)를 10월 18일 가정부와 함께 자택에서 납치했다. 

수사결과에 따르면 경찰들은 지씨를 자신들의 차량에 강제로 탑승하게 한 뒤, 경찰청 마약 단속국 주차장으로 데려가 목을 조른 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음날인 10월 19일 오전 11시경에는 칼로오칸시의 화장장에서 시신을 화장하고 유해를 화장실에 버렸다.

지익주씨와 함께 납치되었던 가정부는 마약단속국 주차장으로 이동하던 과정에서 풀려났다고 한다. 그들은 범행을 이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씨가 피살되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유족들에게 연락을 취해 500만 페소(한화 약 1억 1천 600만원)을 갈취하기도 했다. 

유족들은 500만페소를 줬으나 지씨가 돌아오지 않자 필리핀 경찰에 신고했다. 납치장소는 CCTV가 있었으며 목격자 또한 있었기 때문에 유족들은 계속해서 필리핀 경찰측에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요구는 불상의 이유로 계속 묵살되었다고 한다. 

이에 유가족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우리나라 정부기관들에 도움을 요청했고, 한국 정부가 필리핀에 강하게 요구하자 사건의 전말이 속속들이 밝혀져 현지 한인사회 및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상당 고위관료들이 얽혀있었기 때문에 경찰들보다 더 높은 기관들이 연루되어 있는지에 대한 의혹 또한 존재했다. 필리핀 검찰은 이달 6일 판결받은 3명 외에도 마약단속국 소속 로이 빌레가스, 화장장 주인 헤라르도 산티아고 또한 같은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로이 빌레가스는 국가 증인으로 채택되며 2019년 1월에 석방되었고, 산티아고는 코로나19로 사망했다. 필리핀경찰은 당초 시신이 없기 때문에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고 알렸다. 

하지만 화장장 주인의 사무실에서 지씨의 골프채가 발견되며 수사가 진척된 바 있다.  경찰청 납치수사국(AKG)는 총 14명을 용의자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이 중 5명을 최종 기소했다. 

사건은 2016년 10월 18일경 발생했으나 사건의 전말은 2017년 1월, 약 3개월만에 드러났고 이에따라 필리핀의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사의를 반려하며 '그를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들을 만나 "깊은 유감과 위로를 전한다. 충분한 배상 할 것"이라며 약속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유족들은 "남편이 살해된지 6년 뒤 범인들에 대한 단죄가 이뤄졌다. 범행이유는 제대로 밝혀진게 없다. 실체규명을 위해 한국정부와 필리핀 당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